사설&오피니언 뉴스목록
-
전남도, 5월 임업인에 지리산 자락 고사리 재배 손영채 씨전남도, 5월 임업인에 지리산 자락 고사리 재배 손영채 씨 전라남도는 5월 ‘이달의 임업인’으로 지리산 자락에서 친환경 고사리를 재배하는 손영채(61) 임업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손영채 임업인은 2001년 임업후계자로 등록해 구례군 토지면 일원 3만제곱미터 부지에 친환경 고사리를 재배하고 있으며, 매년 3천㎏을 생산하고 있다. 2001년 고사리 재배를 시작으로 24년 동안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 지리산 자락 여건에 맞는 재배기술을 터득해 맛과 품질이 우수한 구례 건고사리가 전국적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2011년 구례군 임업후계자협회장, 2013년 산나물산약초생산자협의회장을 역임하면서 건고사리 생산체계 확립을 통해 임업인에게 재배기술 전수에도 앞장서고 있다. 4~5월 채취하는 고사리는 양치식물로 높이가 1미터 정도 자란다. 줄기는 통통하고 아기가 손을 꼭 쥐고 있는 것처럼 말려있는 것이 특징이다. 삶아서 나물로 먹거나, 육개장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대중적이다. 돼지고기와 함께 장조림으로 만들거나 김치전, 녹두전에 넣어 먹기도 한다. 요즘은 고사리와 궁합이 좋은 파와 마늘을 함께 사용해 파스타로 만들기도 한다. 고사리는 식이 섬유와 각종 무기질이 풍부해 변비 예방과 피부 미용에 좋다. 또 칼륨 성분이 많아 체내 나트륨을 배출,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압 수치를 낮춰준다. 풍부한 식이섬유에 비해 열량이 낮아 쉽게 포만감을 줘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송영채 임업인은 “지리산 자락에서 24년여 동안 고사리를 재배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귀산촌을 준비하는 임업인에게 전수해 정착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며 “청정지역에서 자란 고사리를 손수 채취해 햇볕에 직접 말린 정성 담긴 지리산 고사리 생산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
“여러분, 저 아직 살아있어요!” 보이저 1호의 편지“여러분, 저 아직 살아있어요!” 보이저 1호의 편지 우주에는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부터 행성, 소행성, 혜성, 위성 등 다양한 천체가 존재합니다.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천체만 세어도 그 수가 상당할 정도지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지구 밖, 수수께끼로 가득 찬 우주를 조사하기 위한 탐사선을 쏘아 올리기 시작했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쌍둥이 보이저 탐사선을 이용한 ‘보이저 계획(Voyager program)’이에요. 1977년 우주로 여행을 떠난 보이저 탐사선들은 47년째 우주에 대한 비밀을 지구로 전하고 있어요. 그런데 2023년, 보이저 1호와의 통신이 끊어져 사람들은 보이저 1호가 고장 났다고 생각했는데요. 올해 3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노력 끝에 보이저 1호가 다시금 메시지를 보내 아직도 활동 중임을 알렸어요. 이렇게 오랜 시간 활동하고 있는 보이저 1호는 지금까지 어떤 일을 했을까요? 함께 살펴봐요! 사진 1. 보이저 탐사선의 모습. ©NASA 보이저 계획, 그 시작은? 보이저 계획의 시작은 19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NASA의 연구원은 1970년 후반쯤 목성, 토성, 천왕성 그리고 해왕성이 한 줄로 놓인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행성이 한 줄로 놓이면 그만큼 행성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져 적은 연료로도 멀리 떨어진 행성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답니다. 연료만 사용해서 해왕성까지 날아간다면 약 30년이 걸리지만, 행성 주변을 지나가며 행성의 중력을 이용한다면 불과 12년 만에 해왕성까지 갈 수 있어요. NASA에선 이 기회를 이용해 목성과 토성을 탐사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보이저 계획’이라는 이름을 붙였답니다. 그리고 1977년, 쌍둥이 보이저 탐사선이 발사됐습니다. 8월에는 보이저 2호가, 9월에는 보이저 1호가 우주를 향해 떠났죠. 그런데 왜 먼저 발사된 우주선에 2호라는 이름이 붙었을까요? 바로 두 탐사선이 지나가는 길과 임무가 달랐기 때문이에요. 목성과 토성을 관찰하는 임무를 맡았던 보이저 1호는 빠른 길로 목성에 가기 위해서 나중에 출발했어요. 반대로 보이저 2호는 목성과 토성 외에도 해왕성과 천왕성까지 탐사하는 임무를 맡았기에 먼저 탐험을 떠나야 했답니다. 외로운 우주 여행자, '보이저 1호'의 활약상 두 탐사선이 지구를 떠난 지 약 2년 후인 1979년 3월. 보이저 1호는 무사히 목성 주변에 도착했어요. 목성에 다다른 1호는 ‘테베’와 ‘메티스’라는 위성을 처음으로 찾아냈을 뿐 아니라, 위성 ‘이오’에서 활동 중인 화산도 발견했어요. 또 목성의 거대한 타원형 무늬인 ‘대적점(GRS)’을 촬영해 대적점이 태풍과 같은 소용돌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답니다. 사진 2. 보이저 탐사선이 촬영한 목성의 대적점. ©NASA 목성에서의 임무를 끝마친 보이저 1호는 곧바로 토성을 향해 나아갔고, 1980년 11월 토성 주위에 도착했어요. 보이저 1호는 토성 주변에서 ‘아틀라스’, ‘프로메테우스’, ‘판도라’라는 3개의 위성을 발견했는데요. 과학자들은 이 발견 덕분에 토성의 고리를 만드는 먼지가 왜 흩어지지 않는지, 그리고 여러 개의 고리가 어떻게 간격을 유지하는지를 밝혀낼 수 있었어요. 이 밖에도 보이저 1호는 토성의 위성 ‘타이탄’의 대기를 조사하면서 지구 밖에서 처음으로 질소를 발견했답니다. 그리고 타이탄의 표면에 액체 메테인과 에테인으로 이뤄진 바다가 있을 가능성을 엿본 후, 태양계 너머로 떠날 준비를 끝마칩니다. 사진 3. 보이저 탐사선이 촬영한 토성과 토성의 위성들. ©NASA 그렇게 홀로 여행을 떠나게 된 보이저 1호는 1990년, 태양으로부터 60억㎞ 떨어진 곳에서 태양계 가족사진을 촬영해 지구로 보냈습니다. 사진 속에는 태양을 중심으로 금성, 지구,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 사진을 본 미국의 천문학자이자 『코스모스』의 저자인 칼 세이건은 지구를 두고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말했죠.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보이저 1호는 태양에서 뿜어져 나오는 태양풍과 별과 별 사이를 채우고 있는 성간물질을 조사하는 새로운 임무를 맡게 됐습니다. 사진 4. 보이저 1호가 촬영한 지구. 이 사진을 본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지구를 두고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칭했다. ©NASA Jet Propulsion Laboratory 보이저 1호는 여전히 임무 중 새로운 임무를 맡은 보이저 1호는 1998년, 사람이 만든 것 중 지구에서 가장 먼 곳에 도달한 물체가 되었습니다. 2004년에는 태양계의 끝자락에 도착했고, 결국 2012년에는 태양계를 벗어났어요. 현재 보이저 1호는 지구에서 약 240억㎞ 떨어진 곳을 여행하고 있답니다. 다만 2022년부터 보이저 1호는 잘못된 정보를 보내오기 시작했어요. 과학자들의 예상보다 더 오래 활동한 데다, 고방사선 환경에서 오랜 시간 머문 탓이에요. 결국 2023년에는 통신기계의 고장으로 지구와의 통신이 끊어지며 사실상 고장 났다고 여겨졌죠. 그럼에도 과학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보이저 1호와 계속 교신을 이어가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2024년 3월, 보이저 1호가 해독할 수 있는 메시지를 보내며 생존 신고를 전했어요. 아직도 임무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거죠. 사진 5. 보이저 탐사선은 지구에 대한 정보가 담긴 골든 레코드를 실어 나르고 있다. ©NASA Jet Propulsion Laboratory NASA는 보이저 1호에 실린 발전기의 수명이 거의 끝나가기에, 2030년 이후에는 통신이 어렵다고 밝혔어요. 보이저 1호와 진짜 이별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거예요. 그렇다 해도, 외계 생명체에게 ‘골든 레코드’를 전달하는 보이저 1호의 마지막 임무는 계속될 예정이에요. 골든 레코드에는 한국어를 포함해 55개국의 언어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과 바람 소리, 동물 소리,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음악 등이 저장돼 있습니다. 또한 수학 기호와 해부 사진, 태양계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100장 넘게 들어있죠. 먼 미래, 누군가 이 탐사선을 발견하는 날까지 보이저 탐사선의 외로운 여행은 쭉 이어질 거예요. 출처: 과학의 향기
-
사람 세포로 만든 생체로봇 등장, 난치병 치료 새 길 열까사람 세포로 만든 생체로봇 등장, 난치병 치료 새 길 열까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제작한 거대 청동 인간 ‘탈로스’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신들로부터 탈로스를 선물 받은 미노스 왕은 이 청동 거인을 크레타섬을 지키는 방어 병기로 사용했다.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단단한 합금으로 된 팔과 다리를 가진 탈로스는 적군의 선박에 바위를 집어 던지거나 뜨겁게 달궈진 몸으로 침입자를 끌어안아 불태워 죽였다고 한다. 흡사 터미네이터를 떠올리게 하는 탈로스 이야기는 인간과 로봇의 결합에 관한 상상이 아주 오래되었음을 보여준다. 고대인의 상상력을 물려받고 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이룬 현대 인류는 사이보그, 트랜스 휴먼, 안드로이드 등과 같이 더 정교한 욕망을 품게 됐다. 특히 20세기 후반에는 과학사학자 도나 해러웨이의 ‘사이보그 선언문’으로 상징되듯, SF 분야를 중심으로 기존의 구분 짓기를 뛰어넘어 인간과 로봇의 경계 자체가 전폭적으로 허물어지고, 모호한 존재들의 범주가 한층 더 넓어지는 사상적 변화를 겪기도 했다. 그림 1. 인간은 오랫동안 인간을 닮은 로봇을 꿈꿔왔으며, 최근에는 그 경계 또한 허물어지고 있다. ©shutterstock 생명공학이 꾸는 꿈, 오가노이드 기술로 현실화경계를 넘나드는 인류의 욕망이 날이 갈수록 풍성해지고 있다는 것은 SF뿐 아니라 생물학 분야에서도 잘 나타난다.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을 예로 들어보자. 1910년에 처음 사용된 합성생물학이라는 용어에는 말 그대로 생물 구성요소를 자연적인 방법이 아닌, 공학적으로 재설계한다는 의미이자 포부가 담겨있다. 실질적인 측면에서 다소 모호했던 첫 등장과는 달리 이제 이 말뜻은 무엇보다 구체적이고 촉망받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로 미생물을 이용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디젤 연료나 수소 가스와 같이 바이오 에너지로 재생산하는 기술, 가축을 사육하지 않고 고기를 얻는 배양육 기술, DNA를 이용한 데이터 보관 기술이 모두 넓은 범주에서 합성생물학에 해당하는 기술이며, 이 기술들은 이미 현실화되었거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그림 2.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합성생물학’을 통해 생명체를 공학적인 방법으로 설계 및 제작, 합성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shutterstock 또 다른 예로 ‘오가노이드(organoid)’라는 개념을 들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줄기세포를 배양해 분리한 세포를 응집하고 재조합해 특이적인 세포 집합체를 만드는 기술이다. 오가노이드는 실험실에서 인공 장기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발상에서 출발했다. 이 분야 역시 초창기에는 세포들을 응집시키거나 배양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그러나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 등의 발전에 힘입어 여러 장기유사체를 구현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아직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오늘날에는 오가노이드 기술로 만든 뇌, 장, 간, 폐, 신장 등의 장기유사체를 통해 다양한 신약 개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의 세포로 만든 생체 로봇, 앤스로봇 개발최근 생물학계에서는 또 다른 신조어가 나타났다. 인류(anthropo)와 로봇을 합한 ‘앤스로봇(Anthrobot)’이다. 미국 터프츠대와 하버드대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앤스로봇은 인간의 세포를 이용해 만든 생체 로봇이다. 화학적 재료나 다른 생물의 세포가 아닌 인간 세포로 구성됐다는 것은, 추후 인체 내에서 생체 로봇을 사용할 때 면역반응을 회피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림 3. 연구진이 앤스로봇을 제작한 과정. 인간의 기관지에 있는 상피세포를 2주간 배양해 수백 개의 세포가 합쳐진 구체로 성장시켰으며(A, B, C), 특수용액에서 1주간 더 배양하면서 안쪽에 있던 섬모를 바깥쪽으로 이동시켰다(D). E는 완성된 앤스로봇의 모습이다. ©Gizem Gumuskaya et al., 2023 Advanced Science 앤스로봇이 가진 로봇으로서의 잠재성은 현미경을 통해 관찰한 모습으로 짐작할 수 있다. 대물렌즈 아래에서 30~500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크기의 앤스로봇들은 계속해서 바삐 돌아다닌다. 이들이 이처럼 움직일 수 있는 이유는 세포 표면에 ‘섬모’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는 특히 기관지 쪽에 섬모가 많은데, 이 무수히 많은 짧은 털이 물결치듯 움직이며 이물질을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기관지 상피세포를 배양해 오가노이드를 만드는 방식으로 개발된 앤스로봇은 섬모를 이용해 초속 5~50마이크로미터로 움직인다. 그림 4. 모양과 섬모 분포가 다른 앤스로봇들이 다양한 패턴으로 움직이는 모습. ©Gizem Gumuskaya et al., 2023 Advanced Science 지난 12월, 연구진은 앤스로봇이 단순히 ‘움직이는 인체 유래 세포’가 아닌, 매우 특별한 잠재성을 지닌 생체 로봇임을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에 의하면 앤스로봇은 모양이나 섬모로 뒤덮인 정도, 배치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여러 가지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더하여 연구진은 세포들 간의 상호작용을 프로그래밍한다면,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세포들이 다세포 개체처럼 특정한 목적을 수행하는 로봇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가장 주목한 부분은 앤스로봇이 손상된 신경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실험 결과였다. 연구진은 뉴런을 배양한 접시에 인위적으로 상처를 낸 다음, 앤스로봇을 넣었다. 앤스로봇은 뉴런의 손상된 틈을 가로질러 움직이면서 뉴런이 재생되도록 만들었다. 그림 5. 신경 조직(빨간색)을 가로질러 이동하고 있는 앤스로봇(초록색). ©Gizem Gumuskaya et al., 2023 Advanced Science 연구진은 비록 뉴런의 재생을 촉진한 메커니즘이 무엇인지 아직 알아내지 못했지만, 앤스로봇이 뉴런에 일종의 생화학적 신호를 보내 성장을 유도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게다가 앤스로봇은 실험상 45~60일 생존했다가 몸속에서 분해되며,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만일 연구진의 추측이 옳다면, 앤스로봇은 손상된 망막이나 척수 등 치료하는 데 폭넓게 사용될 수 있다. 앤스로봇에 대한 기대와 과제물론 세포들이 이리저리 헤엄치며 덩어리를 형성한다고 해서 이를 ‘로봇’이라고 부르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라고 평가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섬모의 움직임은 단순히 뉴턴 역학에 따른 우연한 현상일 뿐 이를 일제히 통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 연구를 이끈 마이클 레빈 박사는 섬모의 구조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앤스로봇을 엔지니어링 할 수 있기 때문에 앤스로봇이 주변 세포에 특정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앤스로봇의 성공 여부와 별개로 과학자들은 전부터 앤스로봇과 같은 존재를 꿈꿔왔다.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어떤 물질이 인체의 손상 부위를 스스로 치료하는 것 말이다. 이번 연구의 잠재성을 제대로 따져보기 위해서는 인체 기관 가운데 기관지 상피세포가 연구진의 첫 실험 대상이었다는 것, 그리고 현재 수준에서는 섬모의 모양과 위치를 고려해 여러 세포의 움직임을 아직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결국 ‘앤스로봇’이라는 이름을 가진 과학자들의 꿈은 여전히 변화무쌍하게 바뀔 수 있다. 과연 엔스로봇의 꿈이 이루어질지, 만약 이루어진다면 마침내 언젠가 자리 잡게 된 앤스로봇의 모습이 어떨지 기대된다. 글: 정유희 과학칼럼니스트/ 일러스트: 유진성 작가 출처: <KISTI의 과학향기> 제3029호
-
생명의 문, 방화문을 닫아주세요.생명의 문, 방화문을 닫아주세요. 겨울철은 계절적 특성에 따라 난방기구 사용과 실내 활동이 늘어나 4계절 중 화재 발생 건수가 가장 많고, 화재에 따른 인명피해 비율도 가장 높다. 이에 따라 화재 발생 시, 화재 확산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는 방화문의 관리가 강조되고 있다. 방화문은 소방시설법(제10조)에 규정된 건축법(제49조)에 따라 건축물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복도나 계단, 출입구 등 연기 불꽃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설치되는 문이다. 방화문은 비상구나 계단에서 탈출 방향으로 문을 밀고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화염, 연기, 열 등을 차단할 수 있는 특수재질로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방화문의 규정과 용도를 모르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열어 놓거나 환기와 통행의 편리함을 위해 방화문에 말굽을 설치하거나 벽돌 등 물건을 받혀놓은 모습을 빈번히 볼 수 있다. 방화문을 열어 놓는다는 것은 화재 발생 시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하여 연소의 속도를 빠르게 하고 대피 시간을 단축시킨다.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방화문은 항상 닫힌 상태를 유지하거나 화재 발생 시 불곷, 연기, 열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닫히는 구조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방화문을 잘못 관리하면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6조에 의거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2017년 제천스포츠센터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해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이 단시간에 최상층부 9층까지 확산되었고, 총 69명의 인명피해가 있었는데, 그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방화문의 부재와 개방이다. 화재 시 화염이나 유독가스를 막아주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방화문이 열려 있다면 방화문이 없는 것과 같으며 그만큼 빠른 시간내에 위급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대피시간과 화재의 확산을 지연시키고 생명을 지켜주는 방화문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공동주택 등에서는 관계자의 주기적인 교육을 실시해야 하며 닫힘 상태를 점검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119 구조대장 김미라
-
"깡통전세를 조심합시다“"깡통전세를 조심합시다“ 강진서 경무계 순경 변인석 전세사기에 대해 주목하고 경각심을 갖고 조심해야 함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최근 깡통전세라 불리는 전세사기가 늘어나고 있어 우리는 주거에 관련된 거래에서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이번 기투고에서는 깡통전세와 전세사기에 대한 경고를 전하고자 합니다. 깡통전세란 집주인이 가짜 전세금을 받고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사기입니다. 흔히 말하는 '깡통 전세'라는 용어는 전세금이 없거나 현저히 낮은 금액으로 계약을 맺은 경우를 가리킵니다. 가짜 전세금을 받은 집주인은 일정 기간 동안 피해자에게 집을 대여하는 척하며 거짓말을 하고, 그 사이에 다른 사람에게 집을 팔거나 임대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는 깡통전세로 인해 돈과 집을 잃게 되고, 꾸준한 주거 문제와 경제적인 피해를 입게 됩니다. 깡통전세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깡통전세로 인해 전세금을 잃게 되면, 돈을 돌려받거나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되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피해자는 집을 잃게 에 대한 불안감과 불안정한 상황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주거는 우리의 되어 주거생활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며, 깡통전세로 인한 주거 문제는 심리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깡통 전세 예방법으로는 신뢰 할 수 있는 중개업체를 이용해야 합니다 중개업체는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므로, 전세 거래 시 중개업체와 함께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집주인의 신원과 집의 소유권을 확인하고, 계약서와 관련 문서를 잘 보관하세요. 합법적인 거래를 위해서는 모든 사항을 문서로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변 사람들과의 경험과 조언을 공유하여 깡통전세와 관련된 사기 행위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정보의 공유는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깡통전세와 전세사기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거 거래 시 신중하게 접근하고, 신뢰할 수 있는 중개업체와의 계약 체결을 지향해야 합니다.
-
학교폭력, 한 사람을 파괴하는 행위입니다.학교폭력, 한 사람을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강진서 수사과 수사팀 순경 고효범 “학교폭력 당한 기억이 아직도 머릿속에 맴돌아요.” 계속해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학교폭력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학교폭력은 한 사람을 파괴하는 행위로, 우리 사회와 청소년의 건강한 발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학교폭력은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인 폭력을 포함합니다.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으며, 영향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일 수 있습니다. 가해자는 폭력을 통해 권력을 행사하고 자신의 자존감을 키우려는 경향이 있으며, 피해자는 자신의 존엄성과 안전을 상실하게 되어 학업과 사회적 관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됩니다. 피해자는 자신을 지키기 어려워 학교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끼게 되며, 이로 인해 학교생활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피해자의 학업 성취도를 저하시키고 정서적, 심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자해나 자살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학생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환경에서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학교, 가정, 사회 모두가 학교폭력 예방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아래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몇 가지 조치입니다: 1. 교육과 인식 제고: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에게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과 예방 방법에 대해 교육해야 합니다. 학교 내에서 학교폭력에 대한 정책과 규정을 명확히하고, 이를 모두가 인지하고 준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2. 상담 지원 시스템 강화: 학교 내에 상담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에게 신속하고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해야 합니다. 피해자의 신고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익명 신고 체계를 운영하여 학생들이 안전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3. 학교 내 교육환경 개선: 학교 내에서 폭력을 조장하는 요소를 최소화하고, 폭력 예방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학교 내부 갈등 조정 및 해결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학생들 간의 존중과 협력을 장려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합니다. 모든 국민은 학교폭력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우리 사회의 학생들이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는 안전한 학교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학교폭력 예방은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의 행복과 성공을 위한 중요한 과제입니다. 함께 협력하여 학교폭력을 근절하고, 모든 학생들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합시다.
-
뇌를 순식간에 깨우는 숙취해소제 FGF21뇌를 순식간에 깨우는 숙취해소제 FGF21 그림1. 즐거운 술자리 후에 찾아오는 불청객, 숙취. (출처: Shutterstock) 원하면 바로 술에서 깰 수 있게 도와주는 마법의 약이 개발될 가능성이 열렸다. 듣기만 해도 애주가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이 숙취해소제는 그동안 비만과 당뇨병을 치료하는데 쓰이던 FGF21 호르몬이다. 미국 텍사스대 클리워 교수 연구진은 간에서 분비되는 FGF21 호르몬이 알코올에 취한 실험쥐의 의식을 맑게 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만일 FGF21 호르몬의 각성 효과가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면 술에서 깨는 데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뇌를 깨우는 호르몬 FGF21 그림2. FGF21의 숙취해소를 다룬 요약 그림. (출처: Cell Metabolism) 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FGF21(Fibroblast Growth Factor21, 섬유아세포성장 인자)은 공복이 길어지거나, 음식을 섭취했더라도 단백질이 부족할 때, 당분을 섭취했을 때, 그리고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분비된다. 그동안 FGF21은 세포의 증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GF21는 췌장 β 세포나 지방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여 비만과 당뇨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준다. 미국 텍사스 대학의 클리버 교수 연구팀은 FGF21 호르몬이 술에서 깨는 데 도움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연구진은 실험쥐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FGF21을 생산하지 못하는 실험쥐를 만들었다. 그 후 돌연변이 실험쥐와 평범한 실험쥐에게 각각 알코올을 주입하고 행동 변화를 관찰하였다. 두 번째 실험은 FGF21이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지 판단하기 위한 실험이다. 연구진은 평범한 실험쥐를 취하게 만든 후, FGF21을 투여하여 어떤 행동이 나타나는지 관찰했다. 이때 얼마나 알코올에 취해있는지는 마우스가 주저 앉아서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는지, 아니면 제대로 일어나 자신이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두 실험쥐가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은 큰 차이가 없었다. FGF21을 생산하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실험쥐도 평범한 쥐와 같은 속도로 알코올을 분해하고 있었다. 두 그룹의 차이는 술에서 깨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이었다. FGF21을 생산하지 못하는 마우스는 보통의 마우스보다 취한 상태가 오래 지속됐다. 두 번째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취기가 오른 보통 쥐에 FGF21을 추가로 투여했더니, 1시간 반 정도 더 빨리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 보통 정상 상태로 돌아오는데 세 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이 두 배나 빨라진 셈이다. 그림3. FGF21을 투여한 쥐는 중독 및 알코올 대사 속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술을 깨는 속도는 아무 것도 투여하지 않은 쥐(WT)보다 두 배 더 빨랐다(그래프 B, C, D). (출처: Cell Metabolism) 한편 마비약이나 신경안정제 같은 약으로 의식을 몽롱하게 만들었을 때는 FGF21를 주입해도 각성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FGF21은 오직 알코올로 인한 영향을 제거할 때만 효과적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간에서 분비된 FGF21 호르몬이 직접적으로 독소를 분해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FGF21이 무조건반사의 중추 중 하나인 청반(중뇌의 천장 밑에 위치한 한 쌍의 소체)에서 분비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하도록 유도하여 의식의 각성을 돕는다고 추측했다. 노르아드레날린 합성 능력을 제거한 실험쥐는 FGF21을 투여해도 술에서 빨리 깨지 않는다. FGF21을 주입한 쥐는 평소보다 더 자주 갈증을 느끼고 물을 찾는데 이 행동도 알코올을 배출할 때 도움이 된다. 우리는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자주 소변을 보는데 이는 알코올이 ‘피트레신’라는 항이뇨 호르몬의 분비를 방해하여 필요 이상의 소변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FGF21은 체내 수분양과는 무관하게 ‘목이 마르다’라는 감각을 유도해, 평소보다 많은 양의 수분을 섭취하게 만들어 부족한 수분을 보충한다. 이때 수분과 함께 나트륨 등의 전해질이 배출되기 때문에, 이를 보충하기 위해 짠 음식을 먹고 싶어 진다. 술 먹은 다음 날 유달리 짜게 끓인 해장 라면이 끌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오사카 대학의 나카니시 연구팀은 아침 식사를 거르거나, 음주, 흡연을 계속하면 혈중 FGF21 농도가 변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만율이 높거나 나이가 많은 경우에는 평상시에도 FGF21의 혈중 농도가 높은 상태를 유지한다. 평소에도 FGF21 농도가 높은 사람은 만성적으로 FGF21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술을 먹었을 때 빨리 술에서 깨게 도와주는 FGF21의 각성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는다. 아침 끼니를 거르는 습관, 매일 반복되는 음주, 흡연과 같은 좋지 않은 습관은 FGF21에 내성이 생기는 것이다. 이 때문에 FGF21에 내성이 생길 정도로 자주 술을 마시는 사람은 술에서 깨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인간도 효과를 볼까? 아직은 시기상조지만 이번 연구는 실험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며 FGF21의 각성 효과가 인간에게도 똑같이 나타날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만일 FGF21가 인간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면, 급성 알코올 중독 치료로 실려온 사람이 자신의 토사물로 인해 목이 메는 경우나, 취해서 몸을 가누지 못해 타박상을 입는 불상사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제정신으로 돌아온 환자가 의사에게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글: 이형석 과학칼럼니스트 / 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출처 : 과학의 향기
-
안경인들의 희망, 김 서림을 원천 차단하는 코팅 기술안경인들의 희망, 김 서림을 원천 차단하는 코팅 기술 사진1. 안경에 김이 서리면 불편한 데다 눈앞의 장애물을 못 볼 수 있다. (출처: shutterstock)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마스크를 쓰는 안경인들은 괴롭다. 숨을 내쉴 때마다 안경알에 뿌옇게 김이 서려 도저히 걸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따금 천을 꺼내 안경을 닦아봐도 그때뿐, 야속하게도 김은 금방 다시 서린다. 마스크를 쓰고 길을 걸을 때도, 외부에서 실내로 들어설 때도 하물며 라면을 먹을 때도 안경인을 괴롭히는 김 서림, 과학이 해결할 수는 없을까? 희망을 품자.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김 서림을 방지하는 새로운 코팅 기술이 개발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김 서림은 결로 현상이다 연구 결과를 알아보기 전, 먼저 왜 안경 같은 플라스틱이나 유리 표면에 김이 서리는지부터 알아보자. 김 서림은 기본적으로 ‘결로 현상’이다. 결로 현상이란 공기 중에 있는 수증기가 차갑고 건조한 외부와 따뜻하고 습한 내부의 온도 차이로 액체로 응결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추운 겨울날 창문에 물이 맺히고, 얼음이 들어간 병을 상온에 두었을 때 물이 맺힌다. 내부의 따뜻한 수증기는 차가운 유리와 맞닿아 급격히 식어 일부는 물이, 다른 일부는 김이 된다. 안경의 김이 서리는 것도 차가워진 안경 렌즈에 따뜻한 우리의 숨결이 닿기 때문이다. 사진2. 따뜻한 공간에 얼음이 둔 컵을 두면, 양쪽의 온도 차 때문에 컵 표면에 물이 맺힌다. (출처: shutterstock) 김이 서리면 왜 잘 안 보이는 걸까? 물 분자들은 서로 뭉쳐서 물방울을 이루는데, 이때 물방울 표면에 있는 물 분자들은 표면적으로 최소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인력이 발생해 동글동글한 구에 가까운 형태가 된다. 이런 물방울들이 빛을 난반사해 대상이 흐리게 보이는 것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김 서림 방지 스프레이는 이 물방울이 생기지 못하게 막는 원리다. 렌즈 표면에 친수성 막을 만들면 이미 물로 된 막이 있어서 물방울들이 미끄러져 맺힐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이 친수성 막은 일시적이라 금방 사라진다. 스스로 열을 내는 금 박막을 입히다 이번에 새롭게 발표된 김 서림 방지 기술은 친수성 막을 형성하는 기존의 방식을 뒤집고 김 서림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자 했다. 디모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 포울리카코스 교수팀은 안경 렌즈에 초박막 금을 코팅해 안경 렌즈의 표면 온도를 높여 습기가 응결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3. 김 서림 방지 코팅의 구조. 4nm 두께의 금박 아래위를 각각 3nm 두께인 이산화티타늄이 감싸고 있다. (출처: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홈페이지) 원리는 간단하다. 4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두께의 미세한 금 박막은 햇빛에 있는 적외선만 선택적으로 흡수해 표면을 가열하고 최대 섭씨 8도까지 온도를 높인다. 흐린 날에도 3~4도 증가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적외선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전자기파로 주로 열을 전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금 박막으로 열을 높이는 것은 마치 렌즈에 열선이 있는 것처럼 만드는 것이다. 게다가 열선이 전기가 필요하다면 금 박막은 햇빛만 있으면 된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다. 탄소중립 시대에 걸맞은 친환경 해결책인 셈이다. 금이라 너무 비싸서 상용화하기 어렵지 않을까? 연구팀은 금이 나노미터 단위의 초박막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금이 매우 적게 들어가 “20센트(250원 정도)” 정도만 추가하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가격이 저렴해 안경 이외에도 자동차 유리, 건물 창문에도 두루두루 쓰일 수 있다. 금 박막의 내구성도 높였다. 렌즈에 금 박막만 단독으로 입히지 않고, 절연 물질인 산화티타늄층 사이에 삽입하는 형태를 취했다. 산화티타늄은 금 박막이 마모되거나 빠지는 것을 막는 마감재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가열 효과를 높이는 작용을 한다. 금 박막을 이용한 김 서림 방지는 기존의 김 서림 스프레이가 가진 단점을 모두 해결한다. 먼지가 달라붙지도 않고, 시간이 지나 친수성 막이 없어지거나 더러워져 지속해서 뿌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사진4. 안경에서 금박 코팅을 한 오른쪽은 수증기 응결이 차단돼 투명하다. '햇빛이 드는 낮' 한정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말이다. (출처: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홈페이지)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금 박막이 기능하려면 적은 양의 햇빛이라도 필요하다. 연구팀은 저녁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효율을 높이는 추가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상용화가 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것만으로도 안경인들에게는 희소식이다. 마스크가 뉴 노멀이 된 시대에 안경인을 위한 더 많은 과학 연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 출처: 과학의 향기 글: 권오현 과학칼럼니스트/ 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
기온 오를수록 겨울 더 추워진다? 지구 온난화의 역설기온 오를수록 겨울 더 추워진다? 지구 온난화의 역설 Previous Next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년 중 가장 춥다는 대한(大寒)이 지나가도 동장군의 맹위는 여전하다.특히 작년 11월부터 한파가 밀어닥친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추운 느낌이다 2017년 12월 전국 평균기온=영하 0.2도 차이1.7도 1980~2010년 30년 평균기온=1.5도출처: 기상청 추위에 고생하는 건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국경을 가리지 않고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이 지구촌을 뒤덮었다. 나이아가라 폭포가 얼어붙고나무에 오르던 청설모가 그대로 꽁꽁 얼 정도다.바닷물이 얼면서 동사한 상어도 발견됐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지구는 더워진다는데,겨울은 이렇게 추운 걸까? 이에 관한 흥미로운 이론이 있다.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이 오히려 한파를 가져온다는, 이른바 [지구 온난화의 역설]이다. 한파를 일으키는 차가운 공기는 북극으로부터 내려온 것이다.그 정체는 폴라 보텍스(polar vortex)라 불리는 극 소용돌이.최대 지름이 6000㎞에 이르는 초대형 공기 덩어리다. 폴라 보텍스가 생기는 원인은 위도에 따른 온도차.고위도(극지방)의 차가운 냉기가 저기압을 만들고,상대적으로 따뜻한 중위도의 대기에서 만들어진 고기압이 서로 순환하며소용돌이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거대한 공기덩어리가 소용돌이치면서 형성된 제트기류는거대한 띠 형태로 길게 자리잡으면서 북극의 한기를 모아줬다.일종의 단열재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고위도와 중위도 간 온도차이가 줄어든다면?기압차가 줄어들어 소용돌이가 약해지고 제트기류에 이상이 생긴다. 북극의 찬 공기가 제대로 모이지 않고 중위도로 조금씩 흘러나가며제트기류의 방향이 바뀌기도 한다. “북극의 한기가 남쪽으로 쭉 제트기류를 따라 내려와 한파가 닥치게 된다.”- 반기성(케이웨더 예보센터장)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中 가장 큰 문제는 해빙이 녹는 것이다.흰색은 열을 반사시킨다.때문에 해빙은 지금껏 지구에 도달하는태양열의 절반 이상을 반사시켜 왔다. 그런 해빙이 녹으면 어떻게 될까?바다가 흡수하는 태양열이 늘어나고이는 대기로 증발하는 수증기와 열의 양을 증가시킨다. 당연히 대기가 더워져 소용돌이는 더 약해진다. 2017년 12월 기준 북극해빙 면적은 1175만㎢.이는 위성 촬영을 시작한 1979년 이래 역대 두 번째로 적은 수치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북극해빙 면적은 매 10년간 4%씩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1175만㎢=2017년 12월 기준 북극해빙 면적 차이=109만㎢ 1175만㎢=1981~2010년 30년간 북극해빙 면적 평균- 출처: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 현재의 추세라면,이상한파는 더 이상이 아닌 일상이 될지 모른다.‘삼한사온’이란 표현 역시 사라질 것이다. “13일간 계속 평년보다 춥다가 이틀이 따뜻했다. 이것은 ‘13한 2온’이라 부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반기성(케이웨더 센터장)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中 지구가 더워질수록 겨울은 추워진다. 유난히 춥고 고통스러운 겨울은 역설적으로,우리에게 온난화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지구의 고마운 경고일지도 모른다. 글: 김청한 칼럼니스트 디자인: 심수희 디자이너 출처: 과학의 향기
-
겨울철 체온을 잘 유지해야 하는 이유겨울철 체온을 잘 유지해야 하는 이유 다가오는 금요일부터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제 코트보다는 패딩을 입고 목도리와 장갑, 모자로 드러난 살을 칭칭 감아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옷으로 최대한 체온을 유지하는 게 단지 추위를 막는 것 뿐만이 아니라 면역력과도 상관있다는 주장이 있다. 적정체온일 때 가장 건강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몸의 적정 체온은 36.5~37도 사이다. 이 온도는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겨드랑이에서 쟀을 때 기준이다. 사실 체온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신체 부위에 따라 또 측정시간에 따라 다르다. 항문(직장)이나 귀에서는 38도, 구강은 37.5도가 적정 체온이다. 하루 중 아침 10시와 저녁 6시에 체온이 가장 높고 새벽 3시와 오후 11시에 가장 낮다. 이렇게 체온은 주위 환경과 몸 상태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고 체온의 반응에 우리 몸도 민감하게 대응한다. 체온이 0.5도만 떨어져도 추위를 느끼게 되고, 근육이 긴장하며 혈관은 수축해 혈류량을 줄인다. 또 혈액 순환과 신진대사에 장애가 생기면서 호흡과 소화 기능은 떨어지고 호르몬의 균형이 깨진다. 물론 체온은 높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적정’할 때 가장 좋다. 우리 몸은 적정체온인 36.5도~37도 일 때 신진대사에 관여하는 효소들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다. 효소는 음식을 ‘분해’하고 영양분을 ‘흡수’하며 노폐물을 체외로 ‘배출’하는 등 우리 몸 곳곳에 관여한다. 따라서 효소의 움직임이 원활하다는 것은 안정적으로 호흡하고 소화는 잘 되며 에너지는 효율적으로 쓴다는 의미다. 혈액순환도 원활한 상태로 세포에도 충분한 영양과 산소 공급이 이뤄져 체내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몸이 따뜻해야 면역체계도 제대로 작동한다 흥미로운 점은 체온이 낮은 사람이 몸을 따뜻하게 해서 36.5~37도까지 체온을 올리면 면역력에 관여하는 림프구의 숫자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체온이 올라가면 면역력도 증가한다는 게 연구자들의 주장이다. 면역시스템은 우리 몸에 침입한 바이러스와 세균을 퇴치하는 역할을 한다. 이 중 백혈구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백혈구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림프구, 과립구, 매크로파지다. 이 중 림프구는 T세포, B세포, NK 세포 등으로 구성돼 있고 전체 35%를 차지한다. 하지만 림프구의 증가가 면역력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어도 증가했다는 사실만으로 면역력이 향상됐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일본의 면역학자인 니카타대학교대학원의 아보 도오루 박사를 비롯해 일부 의사들은 방송매체와 책에서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이 30% 감소하고 1도가 오르면 면역력이 5배 증가한다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근거도 사실상 부족한 상태다. 또 연구결과를 보면 적정체온을 넘어서면 우리 몸은 항상성 유지를 위해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류량을 줄여 체온을 떨어뜨린다. 림프구의 숫자도 이에 맞춰 또 변한다. 즉 적정 체온일 때 면역기능이 가장 잘 작동하는 상태로 체온이 낮은 사람은 체온을 조금 높이고, 높은 사람은 적정체온으로 맞추는 것이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몸이 차다면 스트레스부터 줄여야 한다 체온은 자율신경계가 조절한다. 체온이 높으면 교감신경을, 낮으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스트레스도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 몸은 긴장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혈관을 수축시켜 체온을 떨어뜨린다. 중요한 시험이나 발표를 앞두고 손이 차가워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체온은 약물의 영향도 받는다. 고지혈증이나 당뇨, 고혈압 등의 약도 교감신경을 작동시켜 결과적으로 체온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만성질환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식습관을 개선하고 근육량을 늘리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된다. 체온이 낮은 사람이라면 특히 옷을 두껍게 입고 따뜻한 차와 음식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과학의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