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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순식간에 깨우는 숙취해소제 FGF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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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오피니언

뇌를 순식간에 깨우는 숙취해소제 FGF21

  • 편집실
  • 등록 2023.04.24 16:49
  • 조회수 504

뇌를 순식간에 깨우는 숙취해소제 FGF21

그림1. 즐거운 술자리 후에 찾아오는 불청객, 숙취. (출처: Shutterstock)
 
원하면 바로 술에서 깰 수 있게 도와주는 마법의 약이 개발될 가능성이 열렸다. 듣기만 해도 애주가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이 숙취해소제는 그동안 비만과 당뇨병을 치료하는데 쓰이던 FGF21 호르몬이다. 미국 텍사스대 클리워 교수 연구진은 간에서 분비되는 FGF21 호르몬이 알코올에 취한 실험쥐의 의식을 맑게 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만일 FGF21 호르몬의 각성 효과가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면 술에서 깨는 데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뇌를 깨우는 호르몬 FGF21
그림2. FGF21의 숙취해소를 다룬 요약 그림. (출처: Cell Metabolism)
 
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FGF21(Fibroblast Growth Factor21, 섬유아세포성장 인자)은 공복이 길어지거나, 음식을 섭취했더라도 단백질이 부족할 때, 당분을 섭취했을 때, 그리고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분비된다. 그동안 FGF21은 세포의 증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GF21는 췌장 β 세포나 지방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여 비만과 당뇨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준다. 
 
미국 텍사스 대학의 클리버 교수 연구팀은 FGF21 호르몬이 술에서 깨는 데 도움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연구진은 실험쥐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FGF21을 생산하지 못하는 실험쥐를 만들었다. 그 후 돌연변이 실험쥐와 평범한 실험쥐에게 각각 알코올을 주입하고 행동 변화를 관찰하였다.
 
두 번째 실험은 FGF21이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지 판단하기 위한 실험이다. 연구진은 평범한 실험쥐를 취하게 만든 후, FGF21을 투여하여 어떤 행동이 나타나는지 관찰했다. 이때 얼마나 알코올에 취해있는지는 마우스가 주저 앉아서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는지, 아니면 제대로 일어나 자신이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두 실험쥐가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은 큰 차이가 없었다. FGF21을 생산하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실험쥐도 평범한 쥐와 같은 속도로 알코올을 분해하고 있었다. 두 그룹의 차이는 술에서 깨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이었다. FGF21을 생산하지 못하는 마우스는 보통의 마우스보다 취한 상태가 오래 지속됐다. 두 번째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취기가 오른 보통 쥐에 FGF21을 추가로 투여했더니, 1시간 반 정도 더 빨리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 보통 정상 상태로 돌아오는데 세 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이 두 배나 빨라진 셈이다.
 

그림3. FGF21을 투여한 쥐는 중독 및 알코올 대사 속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술을 깨는 속도는 아무 것도 투여하지 않은 쥐(WT)보다 두 배 더 빨랐다(그래프 B, C, D). (출처: Cell Metabolism)
 
한편 마비약이나 신경안정제 같은 약으로 의식을 몽롱하게 만들었을 때는 FGF21를 주입해도 각성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FGF21은 오직 알코올로 인한 영향을 제거할 때만 효과적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간에서 분비된 FGF21 호르몬이 직접적으로 독소를 분해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FGF21이 무조건반사의 중추 중 하나인 청반(중뇌의 천장 밑에 위치한 한 쌍의 소체)에서 분비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하도록 유도하여 의식의 각성을 돕는다고 추측했다. 노르아드레날린 합성 능력을 제거한 실험쥐는 FGF21을 투여해도 술에서 빨리 깨지 않는다.
 
FGF21을 주입한 쥐는 평소보다 더 자주 갈증을 느끼고 물을 찾는데 이 행동도 알코올을 배출할 때 도움이 된다. 우리는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자주 소변을 보는데 이는 알코올이 ‘피트레신’라는 항이뇨 호르몬의 분비를 방해하여 필요 이상의 소변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FGF21은 체내 수분양과는 무관하게 ‘목이 마르다’라는 감각을 유도해, 평소보다 많은 양의 수분을 섭취하게 만들어 부족한 수분을 보충한다. 이때 수분과 함께 나트륨 등의 전해질이 배출되기 때문에, 이를 보충하기 위해 짠 음식을 먹고 싶어 진다. 술 먹은 다음 날 유달리 짜게 끓인 해장 라면이 끌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오사카 대학의 나카니시 연구팀은 아침 식사를 거르거나, 음주, 흡연을 계속하면 혈중 FGF21 농도가 변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만율이 높거나 나이가 많은 경우에는 평상시에도 FGF21의 혈중 농도가 높은 상태를 유지한다. 평소에도 FGF21 농도가 높은 사람은 만성적으로 FGF21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술을 먹었을 때 빨리 술에서 깨게 도와주는 FGF21의 각성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는다. 아침 끼니를 거르는 습관, 매일 반복되는 음주, 흡연과 같은 좋지 않은 습관은 FGF21에 내성이 생기는 것이다. 이 때문에 FGF21에 내성이 생길 정도로 자주 술을 마시는 사람은 술에서 깨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인간도 효과를 볼까? 아직은 시기상조지만
 
이번 연구는 실험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며 FGF21의 각성 효과가 인간에게도 똑같이 나타날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만일 FGF21가 인간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면, 급성 알코올 중독 치료로 실려온 사람이 자신의 토사물로 인해 목이 메는 경우나, 취해서 몸을 가누지 못해 타박상을 입는 불상사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제정신으로 돌아온 환자가 의사에게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글: 이형석 과학칼럼니스트 / 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출처 : 과학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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